강의만 듣고 시험을 보러 갔다. 문제집을 샀지만, 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유는 단지 준비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시험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생소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았고, 객관식 문항들은 내용만 살짝 바꾸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시험은 그 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지 못하면 결과가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론을 배우고 문제들을 풀며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을 하지 않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40분항을 50분에 풀어야 했는데, 이 정도 분량을 풀어내려면 각종 계산문제들을 포함해서 바로바로 답을 알아내야 했다.
시험을 끝마치고, 난생 처음 가 본 경기고등학교를 내려오면서 자괴감에 휩싸였다.
기회를 내 스스로 망친 것에 대해 어디다가 한풀이를 할 수도 없었다.
분노와 우울함.
100이 있다면 그 중에 60을 날려버린 것 같다.
나머지 40은 반드시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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